1회부터 맹타, 조기 강판시켜… 고원준 5.1이닝 무실점 호투 “한국시리즈 진출 1승 남았다”
지난해 10월 19일 문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정규시즌 2위로 직행한 롯데가 SK와 만났다. 2차전까지 1승씩 주고받았기에 3차전은 시리즈 승패를 좌우하는 경기였다. 결과는 SK의 3-0 완승. SK 선발 송은범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꼭 1년 뒤인 19일 사직구장. 무대의 주인공은 또 롯데와 SK였다. 이번에는 SK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같은 3차전인 데다 두 팀은 전날까지 1승 1패였다. 게다가 SK 선발은 다시 송은범이었다.
롯데는 SK를 4-1로 꺾고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1승만 보태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역대 28차례 열린 3선승 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거둔 팀이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20차례(승률 0.714)였다.
지난해 1, 2, 3회 연속 득점 기회를 잡고도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롯데는 시작부터 송은범을 두들겼다. 1회 선두 타자 김주찬을 시작으로 박준서, 손아섭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전준우도 적시타를 날렸다. 롯데는 3회 SK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과 송은범의 보크로 만든 2사 2루에서 강민호가 적시타를 때려 3-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송은범은 4이닝 6안타 3실점(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고원준은 이날 삼진 4개를 솎아내며 5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롯데 선발 요원 가운데 올 포스트시즌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뽑힌 고원준은 “작년에는 흥분했었는데 올해는 책임감이 생겼다. 정대현 선배가 오늘 못 나온다고 해서 최대한 그 공백을 메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투수들의 승리다. 고원준이 3회까지만 버텨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5회까지 완벽하게 던졌다. 이어서 등판한 김성배와 강영식도 훌륭했다. 정대현이 오늘 왼쪽 무릎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김성배를 오래 던지게 했다. 내일 이기는 상황이면 유먼을 뺀 모든 투수를 투입하겠다. 5차전까지 가면 한국시리즈에서 너무 힘들어진다. 내일 끝내겠다.
부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