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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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빗속 혈투속 8회 말 결승타
“최근 부진 내게 승부걸 줄 알았다”
1-1 동점이던 8회말 2사 1·3루. 목동 하늘의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있었다. SK 투수 박정배는 물러진 마운드의 흙을 연신 골랐다. 박정배의 초구가 들어오자, 타석에 선 넥센 서건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타구는 빗속을 뚫고 정확히 우중간으로 향했다.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한 서건창은 한손을 불끈 쥐었다. 2-1. 서건창(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의 천금같은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은 4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타율을 0.275로 소폭 끌어 올린 서건창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의 위용도 뽐냈다.
○위기의 넥센, 팀플레이로 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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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밥상 차리고, 떠먹기까지…’
박병호의 얘기를 전해들은 서건창은 한 술을 더 떴다. “병호 형이 타점을 위주로 한다면, 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밥상을 열심히 차리겠다. 지금까지도 그런 정신으로 해 왔지만, 몸에 맞고서라도 무조건 출루하겠다”고 했다. 밥상을 차리는 레시피는 다양했다. 2회말 2사2루에서는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기회를 이어갔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3루 쪽 기습번트로 출루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신의 출루에도 득점이 나오지 않자, 8회에는 밥숟가락까지 직접 꺼내들었다.
“욕심내지 말라는 조언 큰 도움”
○넥센 서건창=(8회)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 승부를 걸 것으로 생각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박흥식 코치님이 ‘너의 스윙을 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래서 초구부터 노렸는데, 결승타로 이어진 것 같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찬스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집중을 했다. 후반기 들어와서 타격이 다소 주춤했는데 솔직히 힘들었다. 하지만 주변 코치님과 선배님이 ‘욕심내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 게 도움이 됐다. 초반 아무래도 성적이 나오다보니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운다는 마음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