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로 ‘파넨카 킥’ 성공에 잉글랜드 와르르 ‘승부차기 징크스’ 탈출… 이탈리아 4강 진출
이탈리아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이 찰 공을 놓았다. 리카르도 몬톨리보(피오렌티나)의 실축으로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에 1-2로 지고 있던 상황. 1968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1968) 우승 이후 44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러나 엄청난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피를로는 오른발로 공을 쿡 찍어 찼다. 느린 공으로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의 타이밍을 뺏는 골을 성공시켰다.
골키퍼를 농락해 잉글랜드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이탈리아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골이었다. 이 슈팅은 유로 1976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서독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칩 슛으로 골을 성공시킨 이후 ‘파넨카 킥’으로 불린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기술로 골을 성공시킨 피를로는 “조 하트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찼다. 잉글랜드에 압박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부담을 느낀 잉글랜드는 애슐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애슐리 콜(첼시)이 연속으로 실축했다. 반면 자신감을 얻은 이탈리아는 두 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는 2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4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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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