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석 전문기자
청춘들이여,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재벌 후계자도 아니고 자기 힘으로 세계적 부자 서열에 올랐으니 부모 잘 만나 그런 거라고 코웃음 치기도 힘들다. 그야말로 성공과 행복의 조건을 갖춘 듯한 마크 저커버그는 지구촌 곳곳 청년실업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년배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정보기술(IT) 거물이 존재하지 않았던 아날로그 시대의 청춘이 요즘 세대보다 복 받았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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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게 없으니 뭐든 시작할 수 있고, 넘어져도 다시 시도하는 무모한 도전이 허용된 평범한 청춘. 저커버그는 얼마 전까지 그런 20대였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미 잃어버릴 게 너무 많고, 작은 실수 하나가 불러올 막대한 후유증도 걱정해야 할 위치가 되었다. 끝없이 자신의 성취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숙제일 것이다.
취업과 결혼이 안 풀려서, 불투명한 앞날 때문에 고민하는 이 땅의 20대들이 덜 조급해하고 덜 자학하기 바란다.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부러움은 끝이 없고 실체도 없다. 장자에 보면 발이 하나밖에 없는 동물 ‘기’는 발이 많은 지네를 부러워하고, 지네는 되레 발이 없는 뱀을 부러워한다. 뱀은 형태가 없는 바람을, 바람은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볼 수 있는 눈을, 눈은 사물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한다.
“성공해야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이 찾아온다.” 하버드대 출신 심리학자 숀 아처는 현재의 처지와 능력,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자세를 가질 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더 나은 성적, 더 좋은 직장, 더 높은 자리를 얻은 뒤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먼저 행복하기로 작정하고 뇌를 훈련하라는 것이다. 그는 “하버드에 들어갔다는 성취의 기쁨이 고작 2주밖에 안 가더라”며 성공의 순간 사람에겐 새 목표가 생기는 만큼 지속적 행복은 외부 조건의 변화가 아닌 생각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 첫 단추는 미래가 아닌 오늘을 잘 사는 것이다.
평범한 20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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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토닥거리고/너는 나를 토닥거린다./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바람이 불어도 괜찮다./혼자 있어도 괜찮다./너는 자꾸 토닥거린다./나도 자꾸 토닥거린다./다 지나간다고/다 지나갈 거라고/토닥거리다가 잠든다’(김재진의 ‘토닥토닥).
고미석 전문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