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작가회의 참석… 中 해외파 시인 옌리 - 김민정 시인 한자리에
《 한국과 중국 문인들의 교류의 장인 제6회 한중작가회의가 21, 22일 제주에서 열렸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양국 문학의 소통과 이해’라는 주제로 낭독과 토론을 가졌다. 》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중국 시인 옌리(오른쪽)와 한국 시인 김민정이 아시아 문학의 세계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귀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1일 옌리와 아시아 문학의 해외 진출을 주제로 통역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옌리의 팬’을 자처하는 시인 김민정(36)이 질문을 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옌리 선생님의 시에는 두려움이 없이 쭉 뻗어 나가는 시원시원한 청년의 모습이 있다. 젊은 시인의 작품 같다.
―세계 여러 문인을 만나셨을 것 같은데, 북한 문인도 만난 적이 있나.
“만난 적 없다. 한국 작가로는 뉴욕에서 김영하와 자주 행사장에서 만났고 술자리도 한 적이 있다. 김영하의 작품 전체를 보지 못해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인간적으로 굉장히 편하고 시원시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 간 지 30년 가까이 됐다. 아시아 작가에 대한 서구인의 시선은 변했나.
“고정관념이 아직 있다. 중국을 사회주의 나라로 보는 시선이다. 이런 국가 전체에 대한 이미지는 아마 변하기 힘들 것이다.”
“아시아 문학은 세계 문학의 주변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나 단체가 정밀한 계획을 세워서 자국 문학을 세계화하는 시도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학은 상품이 아니다. 오늘 바나나를 심는다고 내년에 바나나가 나오는 것과 다르다.”
―작가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작품을 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외부에 신경을 많이 쓰면 안 된다. 많은 작가가 생전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망한 뒤에 인정되지 않는가. 좋은 작품을 쓰면 언젠가는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긴다.”
서귀포=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