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에게 선물” 40%, “교사에게…”는 23% 그쳐
이 씨는 정작 학교 선생님에게 줄 선물은 사지 않았다. 이 씨는 “중학생 이후부터는 학교 교사에게 잘 보여 봐야 큰 효과가 없는 데다 교사들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5월에 학부모가 찾아오는 걸 꺼리기 때문에 따로 선물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교사 대신 학원 강사를 더 챙기는 사례는 이 씨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인터넷쇼핑몰인 신세계몰을 통해 30, 40대 고객 5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가 스승의 날 가장 선물을 하고 싶은 대상으로 학원 강사를 꼽았다. 학교 담임교사라는 응답은 학원 강사의 절반 수준인 23%에 그쳤다.
광고 로드중
신세계 측은 선물하고 싶은 대상 순위에서 학원 강사가 학교 교사를 제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학생들이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교육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주부 김모 씨(43·서울 양천구 목동)는 “아이들이 특목고 준비 등 수준별 학습을 위해 소그룹 단위로 학원 강사와 밀착해 공부하다 보니 학원 강사에게 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촌지 논란 등의 이유로 스승의 날 아예 휴교를 하거나 규정상 선물을 받지 않는 학교가 늘어난 것도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실적으로 선물을 할 방법이 없으니 선물하고 싶은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주부 김모 씨(39·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는 “학교 교사에게는 민감한 시기인 5월을 피해 4월이나 6월에 선물하는 게 ‘암묵적인 룰’”이라며 “비싼 선물은 부담스러워 해 주로 10만 원 미만으로 고른다”고 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또 “맞벌이 등의 이유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0, 40대 부부가 늘어나면서 선물하고 싶은 대상으로 어린이집 교사를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