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두 사람은 같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 있을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한화 김태균(오른쪽)은 1999년 천안북일고 1학년 때 박찬호 야구 장학금을 받았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12년, 두 사람은 한화에서 팀 동료로 만났다.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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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는 박찬호·이승엽·이대호
고교때 ‘박찬호 야구 장학금’ 수혜자
대선수와 한 팀에서 뛰게 돼 큰 영광
장점 많은 이대호 日서도 잘 해낼 것
이승엽 선배와는 ‘선의의 경쟁’ 기대
한화 김태균(29)은 올해 스토브리그를 들썩거리게 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15억원이라는 한국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을 받고 친정팀 한화로 금의환향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한화 복귀를 선언한 김태균을 신호탄 삼아 거물급 선수들의 대이동도 줄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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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나머지 세 명과 모두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일단 박찬호와는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고, 결국 같은 팀에서 새 출발을 함께 하게 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천안북일고 1학년이던 1999년에 ‘박찬호 야구 장학금’의 수혜자이기도 했다. 김태균이 박찬호 야구교실 행사에 참여하고, 입단식에도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보낸 이유다. 29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대 선수와 함께 뛰게 돼 영광스럽다. 대부분의 야구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고 동경의 대상인데, 박찬호 선배가 한화에 와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나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에게는 2009년 WBC부터 국가대표 4번 타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또 내년 시즌에 홈런왕을 놓고 경쟁해야 할 상대다. 하지만 김태균은 손사래를 쳤다. “승엽이 형과 한국에서 같이 뛰었을 때 나는 한참 풋내기였다. 승엽이 형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야구하는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면서 “성적을 두고 서로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고 했다.
동갑내기인 이대호와는 필연적으로 이어져있다. 프로 데뷔 후 꾸준히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해온 사이다. 김태균의 복귀와 함께 둘의 라이벌 구도에 새로운 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게 돼 일단 미뤄졌다. 김태균은 “대호가 이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는데 내가 어떤 충고를 해줄 입장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다만 격려는 아끼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에게는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목표와 꿈이 있다. 그 꿈을 선택하느냐 마느냐는 스스로의 몫”이라면서 “대호는 나와 성격도 다르고 장점이 많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남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믿는다. 가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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