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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칼럼]K팝, 니치시장을 잡아라

입력 | 2011-12-16 03:00:00


11월 23일 ‘빅뱅’ ‘2NE1’ 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로써 빅3 엔터테인먼트 회사라 불리는 SM과 JYP, YG가 모두 상장됐다. YG 주가는 상장 직후 7만8200원을 기록해 공모가(3만4000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초보다 3배 이상 오른 SM과 JYP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SM의 시가총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엔터주들의 초강세는 실적 향상과 종합편성채널 출범 등 호재도 겹쳤지만 무엇보다 최근의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한류’ 열풍이 반영된 결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케이팝 한류는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 기대감일 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공연 흥행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이제는 케이팝이 서구 선진국 시장에도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음악 산업의 수출액은 실제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악 산업(공연 포함) 수출액이 734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64% 늘었다. 그런데 한국 음악 산업의 총매출액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4%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엔터사들의 해외 매출은 음반이나 음원 판매보다는 주로 콘서트 등 공연 활동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케이팝이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통할 만한 본원적 경쟁력을 갖췄는지 검증되기 전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체계적인 스타 발굴과 육성 시스템, 엄격한 관리, 이를 가능케 한 강력한 리더십은 엔터사들의 성공 원천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핵심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희소하고, 쉽게 모방하기 어려우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노래와 춤, 외모, 스타일, 퍼포먼스가 결합된 연희적 요소는 케이팝의 장점이다. 하지만 콘서트는 개최할 때마다 새로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음악 자체만으로도 그 가수, 그 그룹만의 고유한 색깔과 매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던 시겔 교수는 케이팝과 같은 아시아 음악이 미국시장에서 완벽한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현지에서 대부분 자체 조달되기 때문에 케이팝과 같은 제3세계 음악은 ‘지역적 정통성’을 차별화 요소로 삼아 문화적인 새로움을 즐기는 니치(틈새) 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수요자 측면에서 케이팝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라는 데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우선 ‘케이팩터’(한류만의 한국적 차별화 요소)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세계 음악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니치 시장이라 하더라도 그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인도 음악처럼 최근 니치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정 영역에서만 확실히 자리매김하면 많은 세계인이 이름만 들어도 그 음악을 떠올리는 톱스타가 될 수 있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마케팅 강화도 시급하다. 한류 콘텐츠를 향유할 만한 타깃 계층을 골라내려면 철저한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한국적인 차별화 요소를 고수하면서도 현지인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미세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감각과 실력도 필요하다. 기존 스타 육성 시스템을 강화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스타를 더 많이 양성해 내야 함은 물론이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picij@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5호(2011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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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부르는 측근정치

▼ 전쟁과 경영/토목보의 變: 속병 든 明나라, 황제를 빼앗기다


명나라 6대 황제인 영종은 평생 궁중에서 자랐다. 군사적 재능도 거의 없었다. 환관의 전횡이 심해져 나라도 뒤숭숭했다. 그러던 중 몽골계 부족인 오이라트가 변방을 침략하자 영종은 최측근 환관이던 왕진의 말만 믿고 오이라트 정벌에 나섰다. 모든 신하가 만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왕은 기어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변방지역인 다퉁으로 향했다. 결국 선발대가 몰살당했다. 왕진은 급히 회군하기로 했다. 그런데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자신의 저택에 머물며 황제를 대접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을 택했다. 발 빠른 오이라트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결국 영종은 토목보에서 오이라트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측근정치가 얼마나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 Voice from the field/노조, 사회 공헌 눈 뜨자 몰입과 만족 찾아왔다


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의 주체라는 인식은 아직 생소하다. 노조는 경영진으로부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이 목적에만 충실했다면 노조는 존재의 목적을 다한 셈이다. 하지만 오늘날 노조는 그 규모가 커지고 활동 폭이 넓어졌다. 노조의 활동 결과는 구성원과 그 가족은 물론 협력업체와 지역사회,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노조를 단순히 스스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독립된 단체로만 인식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노조가 사회적 책임(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을 이행해야 한다는 기대가 확산되는 것은 이러한 흐름과 관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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