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베스트 마케팅’ 꼬꼬면 성공비결
꼬꼬면의 성공에는 이경규 씨와의 방송 출연이라는 우연한 계기가 작용했지만 한국야쿠르트의 빠른 의사결정과 개방형 협력 체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꼬꼬면 탄생의 핵심 주역인 한국야쿠르트 최용민 차장과 이경규 씨(오른쪽). 한국야쿠르트 제공
○ 변화 감수성과 기회 민첩성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듯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은 고착화된 상황도 언젠가는 변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변화의 전조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혁신의 계기로 신속히 전환시킬 수 있는 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라면 시장에서 하얀 국물로 대표되는 변화에 대한 요구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일본 라면이나 크림 파스타의 유행, 일본식 주점의 인기 메뉴로 부상했던 나가사키 짬뽕 등이 그 같은 징후였다. 고객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붉은 쇠고기 국물 맛과 대별되는 새로운 미각을 갈망하고 있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같은 갈망을 예민하게 감지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자의 자격이나 이경규 씨가 만들어 놓은 절호의 마케팅 기회를 누구보다 신속하고 민첩하게 활용했다. 최용민 차장은 방송 녹화 때 꼬꼬면을 먹는 순간 상품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일반적으로 라면 신제품 개발에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는데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이 방송된 지 4개월 만에 제품을 출시했다. 후위 업체로서 의사결정 과정부터 실행까지 민첩하게 움직여 성과를 얻은 것이다.
○ 진정성-호혜성 기초한 개방형 혁신
광고 로드중
국내 라면업계에서 4위인 한국야쿠르트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부와의 제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부대찌개 프랜차이즈 업체인 놀부BNG와 제휴해 놀부 부대찌개 라면을 내놨고, 2009년에는 강력한 매운맛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된 라면가게 ‘틈새라면’과 함께 ‘팔도 틈새라면 빨계떡’을 선보인 바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부터 외부와의 활발한 제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내부에서 갖고 있지 못한 자원을 개방형 혁신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적시에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
꼬꼬면의 개발 및 출시와 관련해 한국야쿠르트는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다. 제품 출시 이전에 파워 블로거들에게 시제품 시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피드백을 수용함과 동시에 입소문을 창출하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화제를 이어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제품 출시 초기에 조리 시 물 권장량을 일반 라면과 같이 550mL로 표기했다가 그럴 경우 국물이 싱거워질 수 있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물 권장량을 500mL로 수정해 표기한 것은 수평적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다.
○ 생생한 스토리텔링
꼬꼬면은 탄생부터 소비자들에게 생생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했다. 이경규 씨는 ‘남자의 자격’에서 일반인 참가자들과 동등하게 토너먼트 방식의 요리 경연대회에서 경쟁했다.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꼬꼬면의 전 개발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이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꼬꼬면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소비자들은 품절 사태를 빚었던 꼬꼬면에 대해 ‘레어템’(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라는 뜻으로 rare와 item을 합해 만든 조어)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면서 꼬꼬면 시식기 등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특별한 이야기는 평범한 제품을 특별한 것으로 바꿔놓는다. 제품에 덧붙여진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가 되고 이는 정서적 일체감을 일으키면서 제품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 향후 과제
사실 꼬꼬면의 성공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관점에서 이경규 씨의 공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과 상황 아래 그 어떤 경쟁자보다 결단력 있고 민첩한 실행력을 보여준 한국야쿠르트의 공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광고 로드중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안상훈 마케팅인텔라이트 대표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광고 로드중
위기부르는 측근정치
▼ 전쟁과 경영/토목보의 變: 속병 든 明나라, 황제를 빼앗기다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 Voice from the field/노조, 사회 공헌 눈 뜨자 몰입과 만족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