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궤도 오른 ‘다섯남자의 맛있는 파티’평일 오후 6시에 ‘꽃미남 봉사대’ 총출동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MC들이 포즈를 취했다. “난 왜 이게(손가락으로 A자 그리기) 잘 안 되냐”며 웃는 이훈에게 김영이 조언했다. “느낌이 중요합니다, 선배님.” 왼쪽부터 김영, 김태욱, 이훈, 박상우, 최창욱.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스튜디오. 녹화 중간에 잠시 카메라가 멈추자 이훈(38)이 연방 눈가를 훔쳤다. 스튜디오에서 패션모델을 꿈꾸는 주부 이주희 씨(34)와 그의 시어머니가 알제리에서 일하는 이 씨 남편과 국제전화 통화를 마친 직후였다. 무대 위 다섯 남자는 물론이고 20명쯤 되는 방청객, 제작진까지 모두 눈가가 젖었다. 방금 전까지 웃음바다였다가 숙연해진 스튜디오 밖에 걸려 있는 푯말. ‘방송 중입니다. 채널A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월∼금요일 오후 6시면 가사에 지친 주부들의 마음을 60분간 설레게 할 다섯 남자가 출동한다. 2일 방송을 시작한 ‘…맛있는 파티’는 8일 정식 궤도에 올랐다. 방송 초기 ‘매력남 서바이벌’을 통해 뽑힌 네 명의 남성 MC가 메인 MC 이훈과 함께 매회 스튜디오와 현장을 오가며 방송을 끌어간다.
‘옴’ 넷의 면면이 위험하다. 평균 신장 185cm, 평균 나이 26.3세. 검정 슈트를 빼입은 이들이 한 명씩 녹화장에 등장할 때마다 방청석을 메운 주부들은 크게 술렁였다. ‘짐승남’ 최창욱(27)과 ‘매너남’ 김영(27)은 잘나가는 패션모델. ‘정리남’ 김태욱(26)은 채널A 신입 아나운서이고, ‘로맨틱 가이’ 박상우(25)는 가수다.
최창욱은 “모델 일은 일상이 됐지만, 이 프로는 매니저에게 일정을 먼저 체크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며 웃었다. 김태욱 아나운서는 “이 프로에 출연하면서 좋은 남편이 될 준비를 먼저 하고 있는 것 같다. 꿈을 이룬 주부들이 감동받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때마다 많은 걸 느낀다”고 했다.
박상우는 8일 방송분에서 출연자 주부 대신 가사노동을 11시간 동안 하느라 링거 신세까지 졌다. “다음에는 꼭 데이트 도우미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메인 MC를 맡은 이훈은 오랜만의 교양 프로 나들이에 신이 났다. 라디오 진행은 2년, TV 프로 진행은 7년 만이다.
이훈은 1999년 결혼한 두 살 연상의 아내 김혜진 씨와의 사이에 이우(11), 이정(6) 두 아들을 뒀다. “제가 유재석은 아니지만 주부들과 같은 기혼자이니 그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만일 아내가 프로그램 참여를 원한다면 4인의 ‘옴 파탈’에게 흔쾌히 아내 옆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아이, 그럼요. 근데 제작진이 MC 특권은 없대요. 나오고 싶으면 똑같이 시청자 게시판에 사연 올리래요. 저도 아내 방송 내보내서 꿈 이뤄주고 싶은데. 정말이에요. 하하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