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아지고 싶니? 종이로 로봇 차 동물 만들어 봐!
‘하울의 움직이는 성’ 캐릭터(왼쪽). 애니메이션 ‘건담’ 속의 ‘자쿠’ 로봇(오른쪽).
○ 비용 적게 들고 두뇌개발에도 도움
종이모형은 종이 위에 인쇄된 전개도(도면)를 자르고 붙여 3차원 모형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종이모형의 역사는 유럽에 인쇄술이 도입되기 시작한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문양을 인쇄한 종이를 나무 블록에 붙여 장난감이나 교재로 이용한 것이 종이모형의 시초다. 완전한 3차원 종이모형은 19세기에 생겨났다. 독일에선 1831년 JF슈라이버사(社)가 종이모델 전개도 책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오늘날까지 종이모형 서적을 출판하고 있다. 종이모형은 플라스틱 모형에 밀려 침체기를 겪다 서구에서 1980년대 이후부터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www.cardfaq.org 참조). 우리나라에는 2000년 무렵 본격 소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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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과 인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14만 회원을 자랑하는 ‘페이퍼모델’ 카페 운영자 김태경 씨는 “종이모형은 집중력을 높이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다”며 “카페에서 활동하는 중고등학생 회원이 꽤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이모형 만들기가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손끝을 사용하는 것은 뇌의 신경세포를 발달시킨다. 김철호 씨는 “종이모형은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드는 경험을 선사한다”며 공간지각력과 기하학적 관념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서 오는 성취감과 창조능력 계발은 말할 필요도 없는 장점이다.
갈기가 멋있는 사자 모형(왼쪽), 김철호씨가 설계해 만든 F1저동차 모형(가운데), ‘마당을 나온 암탉’ 캐릭터(오른쪽).
○ 인터넷서 전개도 쉽게 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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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도는 인터넷의 동호회나 종이모형 관련 사이트에서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종이모형 관련 인터넷 사이트’ 표 참조). 무료 전개도도 많고, 일부 복잡한 전개도는 유료로 판매되지만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 가정용 프린터로 뽑을 수 없는 큰 종이에 인쇄된 전개도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꽤 있다.
종이모형 전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철호 씨. 그는 고교 때인 2001년 동호회 ‘종이천하’를 만들었다.
간단한 종이모형을 만드는 데는 보통 30분∼1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고수들이 달려들어도 6개월∼1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가끔씩 중도 포기자가 나오는 이유다. 고수로 불리는 동호인들은 ‘도인의 풍모’를 갖추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모형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가족이 함께 종이모형을 만들면 재미가 배가되고 가족관계도 좋아진다. 김태경 씨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종이모형을 만드는 어르신도 많다”고 귀띔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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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가족과 함께 만드는 종이 모형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주) 제공
색지나 표면이 반짝거리는 펄지를 쓰기도 한다.
절단 도구 칼과 가위가 있으면 된다. 한 가지만 써도 되지만 대부분 이 두 가지를 함께 쓰는 것이 편하다. 칼은 자와 함께쓰면 좋다. 절단작업을 할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절단은 종이모형 만들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모형을 많이 만드는 동호인들은 자동으로 전개도를 잘라주는 절단기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제품은 A4용지용이 50만 원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접착제 딱풀, 물풀도 쓸 수 있지만 동호인들은 흰색 액체 형태의 목공용 접착제를 가장 많이 쓴다. 잘 붙고 사용이 편하기 때문이다. 목공용 접착제는 종이나 작은 그릇에 조금 따라놓은 후 이쑤시개에 묻혀 사용하면 좋다. 고수들은 순간접착제를 쓰기도 하는데 주사기를 써야 해서 일반인들은 사용이 힘들다.
커팅매트 전개도를 자를 때 작업대 역할을 한다. 고무로 만든 제품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