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화산재 동남쪽으로… 美-일본행 항공노선 지장여름엔 中-러가 화산재 피해
이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편서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백두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가 동남쪽으로 이동하면서 8시간 만에 울릉도 독도에 도달하고 12시간 뒤에는 일본에 상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에는 16시간, 도쿄 인근까지는 18시간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남한은 화산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철에 폭발할 경우에는 북한의 북동부와 중국 북동부, 러시아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될 뿐 동해나 남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두산이 폭발해도 겨울철 편서풍의 영향으로 남한 본토에는 화산재가 미치지 못하지만 대규모 항공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쿄 지역 공항은 화산재 때문에 이착륙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국적사인 대한한공 아시아나와 일본의 ANA JAL, 중국 CCA 등의 항공사가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노선에는 영향이 없지만 미주 일본행 항공로가 사실상 마비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백두산이 폭발하면 북한과 중국의 홍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측됐다. 방재연구원은 백두산 반경 80km 범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발 후 1시간 20분이 지나면 양강도의 김정일 생가가 홍수에 잠기는 등 삼지연 일대까지 완전히 침수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지린(吉林) 성 일대가 백두산으로부터 5갈래 물길을 따라 홍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됐다. 20억 t에 이르는 천지의 물이 일시에 흘러내리기 때문에 대형 홍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립방재연구원 박병철 선임 연구원은 “논란이 있지만 지형과 지질을 고려할 때 백두산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중국 당국과 협의해 백두산 현지에서 폭발 가능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