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구체적인 개입 규모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정확한 수치에 대해선 언론마다 차이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6조 엔, 월스트리트저널은 7조 엔으로 각각 추정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사상 최대 규모였던 8월 4일의 4조5000억 엔을 크게 웃도는 것은 확실하다.
외환당국이 10조 엔을 풀었다면 이는 지난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인 479조 엔의 2.1%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일본 정부가 직접 엔화 급등 추세를 꺾어야 할 정도로 다급해졌다는 의미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월 21일 75.78엔으로 2개월 만에 최고기록을 세운 이후 지난주에 연일 기록을 갈아 치우며 10월 31일 75.32엔까지 떨어졌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고민하는 일본 정부로선 마지막 수단을 사용한 것이다.
한편 시장 개입 직후 엔-달러 환율이 75.32엔에서 79.60엔으로 5% 뛰어 작전은 성공하는 듯했지만 세계 외환시장에서 엔화 수요가 증가하며 불과 몇 시간 만에 78.17엔으로 떨어졌다. 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78.11엔으로 더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엔화가치는 하락하는 듯하다가 번번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외환투자가들은 이번 대규모 시장 개입도 이전과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