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 시위현장 방문 월街 비판
《 미국 유럽 등 지구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선진국 청년들의 분노는 서구 민주주의 정치질서의 지형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청년실업과 경제적 부정의에 분노한 선진국의 젊은이들은 오랜 기간 통치 질서를 구축해온 기존 정당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기존 시스템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에서 세계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게 자신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안정된 정치 사회 시스템 속에서 자라나다 보니 정치적 무관심의 늪에 빠지면서 투표장에 가는 것조차 귀찮아했던 청년들이 이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도구 삼아 적극적으로 정치현장으로 달려오고 있다. 》
조지 소로스
월가에서는 주코티 공원에 모여 있던 시위대 수백 명이 ‘기업 좀비’로 분장하고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행진했다. 이들은 사무복 차림에 얼굴을 하얗게 칠한 채 가짜 돈을 씹어 먹으면서 좀비처럼 양팔을 앞으로 뻗고 비틀거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거둬라”라고 외쳤다. 뉴욕 경찰은 시위대원 5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뉴욕 최대 공공노조인 DC37과 뉴욕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는 등 노동단체와의 연대도 강화하고 있다. 5일에는 운송노조(TWU), 교사노조, 서비스노조 등 굵직굵직한 노조들이 월가 시위에 동참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뉴욕버스노조는 1일 벌어졌던 브루클린 다리 점거시위 당시 체포한 시위대원 700명을 연행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강제로 동원한 뉴욕경찰청을 고소했다. 존 새뮤얼슨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다시는 그런 일에 동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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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 시사월간지 애틀랜틱은 3일 ‘월가 시위가 성공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란 기사에서 △시위 목표가 불명확하고 △월가 은행들이 크게 개의치 않으며 △의회가 딱히 흔들리지 않는 데다 △경기침체 등 타이밍이 나쁘고 △‘반(反)은행 정서’는 결코 현대 경제에서 존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번 월가 시위의 약점으로 꼽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