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유니폼 입고 12경기 15타점 ‘펑펑’
“내년에는 외국인 투수 2명으로 갑니다.”
지난해 10월 22일 롯데의 새 사령탑이 된 양승호 감독은 신년 시즌 구상을 이렇게 밝혔다. 투수진을 강화하겠다는 얘기였다. 그 대신 롯데에서 3년 연속 25홈런 8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카림 가르시아와 재계약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다. 롯데는 지난해 4위였다. 팀 타율은 1위(0.288)였지만 평균자책이 6위(4.82)였던 게 문제였다. 여기에 8팀 가운데 가장 많은 실책(102개)도 승수 쌓기에 발목을 잡았다. 양 감독으로선 창(공격)보다 방패(수비)를 보완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광고 로드중
롯데에서 퇴출됐던 가르시아는 10일 한화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그는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하게 돼 행복하다”며 새로운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돕겠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0.239에 불과했지만 3홈런 15타점을 올리며 승부처에서 강했다. 16일 대전 KIA전부터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11타점을 쓸어 담았다.
롯데 팬 입장에선 가르시아의 빈자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롯데에서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코리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승 2패 3세이브에 평균자책 4.55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만약 가르시아가 롯데에 남았다면 어땠을까. 이대호와 함께 중심 타선에 무게를 싣지 않았을까. 어쩌면 양승호 감독의 속마음은 더 쓰릴지도 모르겠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