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미사일 관련 물자를 싣고 미얀마로 향하던 선박이 미국 해군 구축함의 추적을 받자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멕시코 남쪽의 작은 나라 벨리즈 선적(船籍)의 M/V 라이트호는 네 차례나 정선(停船)을 거부하다가 뱃머리를 돌렸다. 이 사건은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을 막는 국제협력체제인 확산방지구상(PSI)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북한은 과거에도 이 선박으로 WMD 물자를 수출한 적이 있어 한미 양국이 주시해왔다. 벨리즈도 PSI 참여국이다. 미국은 이 배가 북한 남포항을 출발하자 벨리즈 관계당국에 선박검색 허가를 요청해 사전 동의를 받았다. 미 해군 구축함은 M/V 라이트호가 동중국해의 공해로 진입한 5월 26일 이 배에 접근해 정선을 명령했다.
2009년 6월에도 북한 선적인 강남호가 버젓이 WMD 물품을 싣고 미얀마로 가다가 미 해군 함정의 추적을 받자 남포항으로 돌아갔다. 미얀마는 북한과 미사일 개발 협정을 맺고 미사일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나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 1874호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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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기 수출은 중국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산 무기가 반중(反中) 테러 세력의 손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도 PSI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수출을 막는 데 앞장선다면 WMD의 범세계적인 확산방지 노력은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