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 국제부 기자
중동 전문가들은 올 초부터 아랍 세계에 몰아친 재스민 혁명에서 원인과 배경을 찾는다. 아랍에미리트 내 에미리트대 정치학과 압둘칼레크 압둘라 교수는 6일 AP통신에 “빈라덴은 파키스탄에서 사살되기 전 이미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이집트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서구식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 개혁과 자유를 갈망하는 아랍 젊은이들 사이에 극단의 이념을 자극하는 알카에다가 이미 설 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아랍 젊은이들이 최근 알카에다의 폭력과 지하드(성전)가 아닌 평화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역사적 경험을 성취했다는 점이다. 미 브루킹스연구소 도하센터 살만 샤이크 소장은 이날 AFP통신에 “아랍 세계는 이미 알카에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써 왔고 아랍인들은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빈라덴의 존재는 서구뿐 아니라 사실상 아랍 세계 내부에서도 껄끄러운 존재였다는 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사드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는 3일 성명을 통해 “모든 무슬림은 빈라덴과 테러가 아랍과 이슬람에 해롭다는 걸 알고 있다. 오히려 그의 죽음은 그의 순교 명령에 따라 자살폭탄테러에 동원됐던 젊은이들에 대한 동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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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국제부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