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유혈진압 정권연명… 나라 동서 분리 ②저돌적 성격에 히틀러처럼 자살③ 트리폴리 함락된 뒤 암살-처형 ④ 30년철권 무가베의 짐바브웨로 망명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운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비아 민주화 시위는 이미 극심한 유혈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에 평화적 점진적 권력이양의 가능성은 물 건너간 상태다. 내전 장기화 또는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는 극단적 결말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 유혈진압 후 내전 상태에서 연명(延命)
압도적 군사력으로 반정부 시위대를 격퇴하고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정권을 이어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군과 권력 기반이 상당 부분 이탈한 상태여서 리비아 전체에 대한 통치권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AP통신은 “카다피가 끝까지 싸운다면 지역과 부족으로 쪼개져 통치 불능의 상황이 올 것”이라며 “동부지역이 분리 독립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권좌를 유지한다 해도 동족을 학살한 부담으로 외교는 물론 내치에서도 고립돼 정권의 수명은 모래시계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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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 압델 잘릴 리비아 전 법무장관은 24일 스웨덴 신문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인생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는 순순히 물러나기보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길을 따라 자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예상이긴 하지만 TV 연설 때 분에 못 이겨 책상을 수차례 내리치고 시위대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을 강행하는 등 그의 저돌적 성격을 감안하면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 암살 또는 처형
시위대에 트리폴리가 함락될 경우 시위대에 체포돼 처형당할 수 있다. 1989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처럼 국제 법정에서 전범 혐의로 기소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정권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측근이나 이슬람 과격세력, 정적 등에게 암살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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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