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 80세를 맞았던 그는 얼마 전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소설가였습니다. 1931년 지금은 북한 땅이 된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국문과에 진학했지만 6.25 전쟁의 혼란 속에서 학업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소설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전쟁 때 그는 오빠를 잃는 슬픔을 당한 뒤 그 때의 이야기를 반드시 글로 쓰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결혼 후 자녀를 낳고 기르던 그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 소설 공모에 응모해 당선됐습니다. 39살의 적지 않은 나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의지에 감동의 박수를 보냈지만 늦은 데뷔 때문에 '반짝 신인'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은 이때부터 보란 듯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가 됐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문학 세계는 탄탄해졌습니다. 늦은 출발이 결코 장애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독자들은 그가 겪은 체험을 통해 미래를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가 서민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이유입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어느 작가보다도 많은 작품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언제 읽어도 친근하고 위로를 주는 작품으로 인해 그는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