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은 베이징 시가 처음이다. 베이징 시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20% 넘게 올림에 따라 중국의 다른 지방정부도 줄줄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잇달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이징 시는 올해 7월 1일 최저임금을 20% 올린 데 이어 내년부터 또다시 20.8%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6개월 만에 무려 40% 이상 크게 뛰었다.
중국 정부는 제12차 5개년 경제발전계획(12·5계획) 기간(2011∼2015년)에 심각한 소득불균형 현상을 바로잡고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해처럼 내년에도 각 지방의 최저임금 상승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8개월 만의 최고치인 5.1%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라 근로자 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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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잇단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한진 KOTRA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은 “12·5계획 등 중국 경제의 운영 기조를 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인건비에 의존하는 임가공 업체 등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이런 초고속 임금 인상 경향에 맞춰 빨리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