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가 끝났다고 야구가 다 끝난 건 아닙니다. 여자 야구의 하이라이트는 겨울이지요.” 영하의 차가운 바람이 살갗을 때리는 12일 인천시 부평구 부영공원 야구장. 추위에 온몸이 굳어가지만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 사이에 마주 선 여전사들의 눈빛은 뜨거웠다. “플레이볼.” 심판의 외침과 함께 국내 최고 여자 야구팀을 가리는 포인트풀떳다볼(이하 떳다볼)과 블랙펄스의 국화리그 최종 결승전이 시작됐다.》
■ 여자야구 국화리그 챔피언결정전 열린 부평야구장 가보니…
국내 최고 여자 야구팀을 가리는 국화리그 최종 결승전이 12일 인천 부평구 부영공원 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블랙펄스의 원주영 감독 (앞줄 왼쪽)과 포인트풀떳다볼의 조정화 감독이 악수를 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여자 야구가 파워와 주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경기 내용까지 ‘천하무적야구단’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화리그 결승전은 남자 프로야구 못지않은 세밀함과 전술의 깊이를 보여준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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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다볼은 투수의 구위가 인상적이었다. 선발 배새롬은 여자 야구에서 보기 힘든 사이드암으로 블랙펄스의 타선을 제압했다. 배새롬은 “어깨를 다친 후 투구폼을 교정했는데 볼 끝이 오히려 좋아졌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몸에 맞게 즐기는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경쟁은 치열했다. 포인트풀떳다볼 의 방순진(오른쪽)이 배터박스 에서 공을 노려보고 있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날 경기는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떳다볼의 16-12 승리로 끝났다. 떳다볼은 지난 2년 동안 준우승에 머물다 국화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다. 떳다볼 조정화 감독은 “남자 사회인 야구에선 지면 서로 밥도 안 먹는다는데 우린 아니다. 여자 야구에는 적이 없다. 모두 가족일 뿐”이라며 밝게 웃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블랙펄스 원주영 감독은 “비록 졌지만 처음엔 10m도 못 던지고 펑고 1개도 잡지 못했던 친구들이 어느새 러닝스로를 하는 것을 보며 짜릿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겨울 한파를 열정으로 꺾은 이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싶은 여성 야구팬들이라면 한국여자야구연맹(www.wbak.net)이나 국화리그(bpyagoo.co.kr)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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