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30억 들여 리모델링… 차로 좁히고 보도는 넓혀 가로수엔 LED조명 반짝… 10, 20대 찾고싶은 공간으로
1990년대 ‘오렌지족’이 활동한 문화, 패션의 중심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최근 강남구가 이곳을 살리겠다며 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높이 6m, 길이 50m 규모의 대형 차양막은 이번에 새로 들어서는 구조물 가운데 하나다. 사진 제공 강남구
그 역사는 딱 1999년까지 유효했다. 2000년대 들어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청담동 명품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등 옆 동네들에 밀리기 시작했다. 철든 오렌지족들은 옆 동네로 떠났다. 거리는 ‘그저 그런’ 상가 밀집지역으로 전락했다. 그렇게 로데오거리의 역사가 다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최근 강남구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를 다시 살리자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로데오거리 재정비사업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 집 나간 ‘오렌지족’ 소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입구부터 선릉로 방향 출구까지 ‘L’자형 약 440m 구간을 가리킨다. 구는 “옛 명성을 살려보겠다”며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 동안 총 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리모델링공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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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구조물도 있다. 로데오거리 중간에 들어선 높이 6m, 길이 50m 규모의 대형 차양막이 주인공. 이곳에서 각종 거리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빛의 거리’도 곧 조성된다. 이 사업은 로데오거리에 있는 나무 33그루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달아 거리를 반짝거리게 만드는 것. 빛의 거리는 인근 청담동 명품거리와 함께 진행되며 이를 위해 명품거리 내 40여 개 업체에서 1억 원을 냈다.
그러나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상인들 사이에서 “10, 20대 영캐주얼 거리로 만들자”는 의견과 “정보기술(IT)과 문화가 결합된 고품격 공간으로 만들자”는 주장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강남구 지역경제과 강현섭 과장은 “관이 주도해 하드웨어(거리 보수)를 바꿨다면 거리 전체의 콘셉트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는 상인들이 합의해 자율적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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