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자판기는 아부다비, 모스크바, 베르가모, 프랑크푸르트 등 여러 주요 도시의 공항이나 호텔에 이미 설치돼 있다. 독일 엑스 오리엔테 룩스가 제작한 '골드 투 고'(Gold to go)라는 이름의 이 금 자판기는 각지에서 각광받고 있다.
금 자판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 설치된 '엽기 자판기'도 덩달아 화제다. 세계적인 여행전문지 '트래블 앤 레저'(TRAVEL+LEISURE)가 소개한 엽기 자판기를 정리했다.
△자전거 자판기=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이자 생활필수품인 네덜란드엔 유일하게 '자전거 자판기'가 있다. 자전거 자판기는 자전거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동전을 넣으면 대여용 자전거가 나오는 무인 서비스다.
자전거가 여러 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공중화장실로 착각할 정도로 자판기의 크기가 어마어마한 것이 특징. 20시간까지 대여가 가능하며 이용한 뒤엔 기차역에 반납하면 된다.
자전거 자판기는 현재 안헴과 니메겐 기차역에서 볼 수 있는데 2011년까지 델프트, 뒤벤 등 네덜란드 각지의 다른 도시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첫 대여료는 16달러이지만 12개월 이내엔 매번 4달러씩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보행자 천국인 영국에선 신발 자판기를 이용해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런던, 리버풀 등에 설치된 신발 자판기는 운동화, 플랫슈즈 등을 판매한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해서 신발가게가 문을 닫은 이후에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신발 자판기는 나이트클럽에서 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여행객이 많은 기차역과 공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한 켤레 가격은 10~75달러 선.
△황금 수갑 자판기=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인 마이애미의 몬드리안 사우스 비치 호텔에선 금 수갑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다. 24캐럿 금으로 제작된 이 럭셔리한 수갑은 호텔 로비의 한쪽 벽면을 모조리 차지한 보랏빛 자판기에 350달러를 넣으면 나온다.
이 자판기는 황금 수갑만 파는 것은 아니다. 호텔에 투숙하는 여행객들에게 기념품을 판매하는 호텔의 무인 스토어다. 400달러짜리 고급 와이셔츠부터 비교적 저렴한 28달러짜리 티셔츠도 마련돼 있다.
심지어 인근에 위치한 콘도를 이 자판기를 통해 살 수도 있다. 이 자판기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의 가격대는 10~120만 달러.
피자 자판기는 동전을 넣으면 3분만에 노릇노릇 구워진 즉석 피자를 제공한다. 토마토, 베이컨, 햄, 야채 등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토핑을 고를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자존심 센 이탈리아 피자 가게 주인들은 이 기계의 등장에 "진짜 피자가 아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피자 자판기에는 작은 유리창이 마련돼 있어 기계가 피자 도우에 토핑을 얹고 굽는 과정을 직접 들여다 볼 수도 있다. 피자 한 판의 가격은 5~8달러.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금’ 살 수 있는 자동판매기 인기
▲2010년 9월24일 동아뉴스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