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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정기검사중”

입력 | 2010-08-05 03:00:00

美 이란 제재 관련 촉각대외경제硏“美조치 국내 유화-건설에 큰 타격”




금융당국이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에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월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정기검사를 진행해 현재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는 11월경에나 나올 것”이라고 4일 밝혔다. 또 그는 “멜라트은행과 같은 소규모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4년마다 정기검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 정기검사도 미국의 이란제재법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재대상 이란 은행과 거래하는 외국 은행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이란제재법 시행세칙이 10월경 마련될 예정이어서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사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영업정지나 지점폐쇄 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

1일부터 3일까지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은 한국이 대(對)이란 제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이 은행이 해외에 개설한 지점 세 곳 중 한 곳으로 이 은행을 통한 국내 기업의 수출거래는 20억 달러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날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제재법이 국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산업별로 정유·석유화학 업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경제제재 발표 이후 GS건설이 이란과 체결한 계약을 철회하는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소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 미국의 제재안에 반대하고 있는 국가들의 이란 진출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란제재법으로 한국 건설·플랜트 업체의 활동이 주춤하는 사이 중동시장에서 이 국가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