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디자인’ 원당 e편한세상
설계부터 계단-턱 없애 이동 편리
시각장애인 위해 곳곳 점자판 배려
“마치 불편했던 몸이 다시 건강해진 것 같아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 e편한세상’에 거주하는 김모 할머니(80).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그는 “그동안은 외출할 때마다 남편이나 자식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이 아파트로 이사 온 뒤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외출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도로 구조에도 장애인을 배려했다. 대부분의 도로나 아파트 단지에서는 인도가 횡단보도보다 높다. 하지만 이 아파트 단지는 횡단보도를 높여서 인도와 같은 높이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힘들이지 않고 쉽게 건널 수 있다. 또 횡단보도가 일반 차도보다 높기 때문에 일종의 과속방지턱 역할을 해서 차량들은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계단 손잡이와 단지 안내판, 공공 화장실 표지판 등에는 점자 안내문을 부착해 시각 장애인들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내 모든 공공 화장실과 샤워장에도 장애인용 시설을 따로 갖췄다.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주부 남순동 씨(32)는 “아이가 어려서 유모차를 쓸 일이 많은데 단지 내에서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돼 편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 무장애 디자인을 도입하는 게 요즘 선진국의 추세”라며 “장애물만 없애도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