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마사박물관 특별전공예 명품 60여점 선봬
말의 꼬리털, 말총은 아름답다. 검은색, 밤색, 갈색, 회색, 흰색 등 모색(毛色)이 다양한 데다 윤기까지 흐른다. 말총은 견고하고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예부터 생활용품과 공예품에 사용해왔다. 말총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5월 30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해피빌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리는 마사박물관 기획특별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꼬리’.
갓, 탕건, 망건, 체, 악기, 붓 등 말총으로 제작한 전통 공예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중요무형문화재 갓일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 강순자 씨를 비롯해 말총공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의 명품이다.
말총은 갓의 주요 재료였다. 이번 전시엔 갓, 망건, 탕건 등 전통 모자를 선보인다. 검은색 말총이 품격과 함께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전해 준다. 지름 3∼6cm, 길이 45cm 내외의 말총 붓도 육중한 멋을 자아낸다.
마사박물관 김정희 학예연구사는 “말총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통해 오랫동안 이어져온 말과 인간의 관계, 그 문화의 중요성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이 밖에 말총 차거름망이 있는 각종 다구, 말총 목걸이와 모자, 말총 발 등 현대적 디자인의 작품도 전시한다. 대형 족자에 큰 붓으로 힘차게 쓴 그림 같은 서예작품 ‘馬尾(마미)’도 볼 만하다. 해금 아쟁 등의 국악연주회(5월 16, 23일 오후 2시∼4시 반)와 말총 만져보기, 말총 붓으로 가훈 쓰고 그림 그리기 등의 체험행사도 열린다. 갤러리 옆 마사박물관에 들러 한반도 말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좋다. 02-509-1283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