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회복한 펀드투자자들매일 2330억 원씩 빼가자산운용사 사장단 긴급회의환매 특별대책반 구성
이종원 신영자산운용 대표,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석 삼성자산운용 대표,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등 자산운용업계 사장단은 6일 긴급회의를 열어 특별대책반을 구성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환매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펀드 런(펀드 대량 환매)’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해 1월부터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빼내갔다. 월별로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을 제외하고 모두 유출액이 더 많았다. 월간 유출액 규모는 1500억∼2조4000억 원 수준. 최근 코스피가 1,700 선을 넘나들며 순항하고 있고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도 탄탄하지만 유독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만 돈이 이탈하고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주가가 오르면서 펀드 환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는 누구도 말리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펀드 환매사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스피가 1,700 선을 웃돌던 2007년 하반기에 전체 주식형펀드 자금의 절반이 들어왔는데 투자기간 3년을 맞아 환매 욕구가 커진 투자자들이 원금이 회복되는 대로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2년 이후 최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중 절반에 이르는 37조2000억 원은 코스피가 1,700 선을 웃돌 때 유입됐고 이중 1,700∼1,800 선에서 유입된 금액은 9조6441억 원”이라며 “5일까지 이중 25%만 환매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매일 운용사별 환매규모를 모니터링하고 만일의 대량 환매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우는 한편 작년 말 폐지된 장기주식형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되살려줄 것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펀드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