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64·사진)이 11일 오후(현지 시간)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 심장수술을 받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수술 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르면 12일 퇴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이 뉴욕 컬럼비아 프레스비테리언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관상동맥의 혈관을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속성 튜브인 ‘스텐트(stent)’를 2개 삽입하는 수술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4년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혔을 때 막힌 부분을 우회해 다른 혈관을 이식하는 바이패스(bypass) 수술을 4차례 받았고, 2005년에는 수술 후유증으로 추가 2차 수술을 받는 등 만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발생한 아이티 강진 직후 현지로 날아가 구호활동에 참여했으며 이로 인한 피로감으로 심장에 무리가 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심장전문의인 앨런 스워츠 박사는 “최근 며칠 동안 가슴의 불편함을 호소해 진단한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현재 수술 경과가 좋아 이미 거동을 하고 있고 곧 귀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마비나 발작증세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더글러스 밴드 변호사도 “기분이 좋은 상태(in good spirits)”라며 “앞으로도 ‘클린턴재단’과 관련한 일은 물론이고 아이티 구호활동과 장기적인 재건 노력에도 계속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