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총장때 쿠데타 모의혐의
타밀반군(LTTE)과의 내전을 종식시킨 ‘전쟁영웅’이자 지난달 26일 스리랑카 대통령선거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현 대통령과 접전을 벌였던 사라스 폰세카 야당 후보(사진)가 쿠데타 혐의로 8일 군 당국에 체포됐다.
대선을 둘러싼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신망이 두터운 폰세카 후보가 전격 체포됨에 따라 지난해 내전 종식 이후 안정을 되찾아 가던 스리랑카 정국이 다시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내전 상황에서 벗어난 스리랑카가 정치적 복수 및 독재정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군 헌병대는 8일 밤 폰세카 후보의 선거사무실로 찾아가 야당 의원들과 다가올 총선 대책을 논의하고 있던 폰세카 후보를 연행했다. 육군참모총장으로서 내전에서 정부군을 총지휘한 그는 지난해 11월 합참의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전역했다. 익명의 군 관계자는 “폰세카 후보는 현역 군인 신분이 아니지만 전역일로부터 6개월까지는 군법이 적용될 수 있다”며 체포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케헬리야 람부크웰라 장관은 폰세카 후보의 체포에 대해 “그는 육참총장 재직 시 쿠데타를 모의하고 라자팍세 대통령에 대항하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시엔 라자카루나나야케 정부 대변인은 “군법에 따라 체포됐을 뿐 이번 일은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주 폰세카 후보의 참모진 15명을 체포했으며 이달 초에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군 고위 장교 수십 명을 파면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