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연립 및 다세대주택 경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금 오름세가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퍼지면서 경매를 통해 비교적 적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수도권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8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에서 경매에 붙여진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88.7%로 지난해 12월(85.1%)보다 3.6%포인트 상승했다. 매물 1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5.4명으로 전달보다 1.3명 늘어났다. 지난해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이후 줄곧 떨어지던 경쟁률도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에서는 낙찰된 연립·다세대주택 281건 가운데 36%가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작년 12월 감정가 이상에 낙찰되는 비율(29%)에 비해 7%포인트가 오른 것. 아파트 전세금이 치솟고 있는 서울에서는 1월 낙찰된 91건 가운데 39%가 감정가 이상에 낙찰됐고 경기 지역은 낙찰된 126건의 37%가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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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도 지난달 21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입찰에 붙여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다세대주택(전용면적 57㎡)에 16명이 입찰해 감정가의 154%인 1억4610만 원에 낙찰됐다. 주변이 재개발 지역이고 2002년 입주한 비교적 신축빌라인 데다 역곡역이 가까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전세금이 뛰면서 적은 돈으로 취득 가능하며 DTI 규제에서 벗어나 대출이 비교적 쉬운 다세대주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경매는 낙찰 받고 실제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