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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약속지키셨나요?
다사다난했던 2009년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스포츠동아는 연말 기획으로 ‘약속 지키셨나요’ 라는 코너를 통해 올 시즌 한국축구를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팬들에게 했던 굵직한 약속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를 조명해본다. 아울러 내년에는 더욱 약속을 잘 지키는 축구계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말 갈아탄 포항 파리아스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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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도중 자신의 이적설이 흘러나오자 “프로답게 포항과 계약을 존중하겠다”고 한 뒤 대회 종료 후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했다.
자녀교육 등을 들먹이며 ‘1년 휴식’을 요청해놓고 곧장 사우디행을 택한 파리아스의 태도는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파리아스는 “포항 매직은 팬들로부터 시작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어처구니없던 선택의 내막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프로가 아니’란 것을 입증했고, 팬들과의 신의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 ‘용병 비리’ 구속…대구 변병주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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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수 “백의종군!” 외치고 사우디로
이천수(사진)는 올 2월 전남으로 이적(임대)할 당시 “팀을 PO에 올려놓겠다. (박항서) 감독님이 올해 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안다. 열심히 해 나를 믿어주신 감독님의 재계약을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허언이었다. 올 여름 사우디 알 나스르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원 소속 구단(페
예노르트)과 맺은 이면계약이 있다며 공개 거짓말로 팬들을 농락했다.
이천수가 있을 때 중위권에 머물던 전남은 그가 떠난 후반기부터 고공비행을 계속하더니 결국 6강 PO에서 FC서울을 꺾고 4위를 차지했다. 제자에게 뒤통수 맞은 박항서 감독도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천수는 없었지만 그의 약속은 지켜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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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는 시즌 전부터 홍역을 앓았다. 타이틀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가 결국 컵 대회는 회장사에서 맡았고, 챔피언십(PO)은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았다. 정규리그 스폰서는 결국 없었다.
그러고도 “컵 대회+챔피언십+올스타전을 합치면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후원을 받았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애써 자위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연맹 이사회는 올 초 각 구단들의 운영비 거품을 줄이겠다며 ‘(승리)수당 폐지’ 등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지만 지켜진 것은 거의 없다. K리그 나아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연맹 이사회부터 물갈이돼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다.
■ ‘뷰티풀 풋볼’ WK리그 성공적인 안착
여자축구연맹은 ‘뷰티풀 풋볼’을 모토로 올 시즌 WK리그를 첫 출범시켰다. 비록 이런저런 부족함이 없지 않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나름 성공적인 리그 운영으로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특히 6개 팀 선수들은 남자축구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관중들에게 여자축구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는 평이다.
■ ‘초중고 주말리그’ 참 잘했어요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가 바로 ‘초중고 주말리그’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이란 취지 하에 도입된 이 제도는 일부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 비교적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주말과 공휴일, 평일 방과 후에만 경기를 하는 주말리그가 도입돼 권역별로 팀당 18∼30경기씩을 소화해 선수들의 전반적인 경기력 향상은 물론, 성적지상주의로 흐르던 아마추어 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 기성용 ‘해외진출-남아공행’ 약속 이행
기성용(사진)은 올 초 스포츠동아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해외진출, 월드컵예선 통과, 팀 우승, 청소년 월드컵 16강 이상, K리그 7골 등 5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1년이 지난 지금 성적표를 파헤쳐 보자.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했고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으니 100점. K리그에서는 4골 10도움으로 7골에 못 미쳤지만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니 90점. 청소년월드컵은 비록 뛰지 못했지만 이는 그의 기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뛰어났기 때문.
결과적으로 못 이룬 목표는 팀(FC서울) 우승 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