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진스키 前 백악관 고문이 매긴 ‘외교안보 1년 성적표’새로운 세계관 성공적 제시국내 정치에 발목 잡혀이·팔-이란-아프간·파키스탄3대 현안에 미국 위상 달려
내년 1월이면 취임 1년을 맞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사진)이 매긴 종합성적표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시절인 1977∼198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레진스키 고문은 2010년 1, 2월호 포린어페어스지에 기고한 ‘희망에서 담대함으로(From Hope to Audacity)’란 제목의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직면한 외교안보 분야의 도전과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 3대 현안과 3대 핵심관계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3대 외교안보 현안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란의 핵 야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도전을 꼽았다.
브레진스키 고문은 “가장 시급하고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3대 현안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가까운 장래에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할 위치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동 평화협상의 실패,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의 강화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은 뒤 “이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미국은 현재의 초강대국 지위를 상실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3대 핵심 전략 관계로는 러시아, 중국, 유럽과의 관계를 꼽았다. 브레진스키 고문은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은 환영하지만 제국 부활의 야심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중국에 대해서는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협력 강화 속에서도 기후변화협약, 아프간전쟁 협력, 핵문제 해결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책임 있는 국가로 행동하는 것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 현안에 발목 잡혔던 1년
그는 또한 ‘대중의 우매함’을 통탄했다. 브레진스키 고문은 “미국의 대중은 국익이 연관된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며 “신문 구독의 감소 등으로 믿을 만한 뉴스 소스가 줄어든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