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냄비에 사랑을 전하는 고사리 손.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연말 기부문화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딸랑 딸랑”
종소리가 울리고 있는 구세군 자선냄비 앞에 구은정(37·서울 강남구)씨의 손을 잡고 딸 수정(7)이와 아들 민수(5)가 에 멈춰섰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1,000원짜리 지폐 한장씩 냄비 속에 구겨넣은 수정이에게는 “잘했어, 우리 딸” 이라는 격려가 뒤따랐다.
18일 오전 강남고속터미널 지하철 역 앞.
송충환(53·구세군 강남교회) 목사는 딸랑~딸랑~ 종을 흔드느라 여념이 없다. 2인 1조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반나절이 넘는 시간을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얼마전 한 군인이 군에서 1년간 모은 돼지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선뜻 내놓고 갔다”며 “춥고 다리가 많이 아프지만 이런 모습에 힘을 얻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경제 한파가 밀어닥친 2008년 겨울. 직장인들의 불안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향한 따뜻한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구세군 모금액이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부터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구세군측에 따르면 16일 현재 모금액은 14억4천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이상 늘어난 액수다.
구세군은 이달 24일까지 모금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모금액은 총 31억원이었다. 올해는 최소 32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원짜리 한장을 냄비에 넣은 김근희(32)씨는 “길거리를 가다가 자선냄비가 보이면 늘 소액이라도 기부하는 편이다라며 “기부를 하고 나면 나도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말 회식비를 절약해 기부문화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주)동아닷컴은 연말 송년회비를 줄이고 전사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을 이날 구세군측에 전했다.
신세기 동아닷컴기자 shk9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