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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선 ‘여성’이 ‘흑인’을 눌렀다

입력 | 2008-06-10 03:00:00


최고 시청률 TF1 뉴스 앵커 경쟁서 금발 미녀 페라리씨 승리

20년 만에 교체되는 프랑스의 간판 뉴스 진행자 경쟁에서 여성이 흑인을 눌렀다.

프랑스 뉴스 중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TV 채널 TF1의 저녁 뉴스 진행자가 올해 61세의 남성 파트리크 푸아브르 다르보르 씨에서 41세의 금발 미녀 로랑스 페라리 씨로 9월부터 바뀐다고 르 피가로 등이 9일 보도했다.

다르보르 씨가 자리를 비울 때 ‘대타’로 뉴스를 진행하며 믿음직한 인상과 정확한 발음을 자랑해 온 흑인 남성 아리 로셀마크 씨도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결국 페라리 씨에게 밀렸다. 카리브 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출신인 로셀마크 씨는 페라리 씨의 전남편인 토마 위그 씨가 지난해 TF1을 떠난 뒤 그를 이어 대타 뉴스 진행을 맡아 왔다.

하원의원의 딸로 태어난 페라리 씨는 라디오 방송 ‘유럽 1’에서 10년간 뉴스 진행자로 일하다 1997년 TF1의 정보채널 TV인 LCL의 아침 뉴스 진행자가 됐다. 2000년부터는 위그 씨와 함께 TF1의 일요 시사종합 프로그램을 맡았으며 지난해 초 TF1을 떠나 ‘카날+’ 채널의 정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 등과의 인터뷰로 눈길을 끌어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선 ‘가장 매력적인 여성 앵커’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전 부인 세실리아 씨와 결별할 무렵 전남편인 위그 씨와 헤어졌다. 당시 그가 사르코지 대통령과 사귄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페라리 씨가 다르보르 씨의 후임이 된 데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TF1이 민영화된 직후부터 20년 넘게 저녁 뉴스를 진행해 온 다르보르 씨는 뉴스 편집 과정에서 보인 권위적 태도가 지난해 TF1 기자 5명이 익명으로 쓴 책을 통해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