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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당신… “주가연동예금 어때요”

입력 | 2008-04-03 03:00:00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52) 씨는 최근 한 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ELD)에 가입했다. 1년 뒤 코스피200지수가 지금보다 15% 이상 오르면 최고 10%의 수익을 챙길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된다는 조건에 솔깃했다. 연 6.5%의 고금리 정기예금에 함께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김 씨는 “최근 주가가 많이 내려서 직접투자를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섣불리 투자했다가 원금을 까먹을까 봐 걱정이 됐다”면서 “ELD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익률도 높은 것 같아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펀드에 가입하자니 원금을 까먹을까 두렵고, 은행 예금금리는 낮아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 ELD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

○ 조건 유리한 ELD 많아졌다

ELD는 만기 때 주가의 수준에 따라 미리 약속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준 날짜와 비교 날짜를 미리 정해 놓고 주가(주로 코스피200지수)가 목표치를 넘으면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 은행에서만 판매하며 예금이기 때문에 원금도 보장된다.

지난해까지 선보인 대부분의 ELD는 일정 조건을 벗어나면 수익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녹아웃(Knock-out)’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년 뒤 20%까지 오르면 연 10% 이자를 주지만 20% 넘게 오르면 수익률이 4%로 뚝 떨어지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새로 선보이는 ELD는 목표 주가를 넘어서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요즘에는 만기가 되기 전에 목표 주가를 달성하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약정한 수익과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와 있다. 기존의 ELD는 목표 주가를 달성해도 만기 전에 해지하면 원금 가운데 일부를 수수료로 뗐다.

신한은행의 ‘조기상환형 PGA 파생정기예금’(2년 만기)은 가입 후 6개월에 한 번씩 모두 4회에 걸쳐 해당일 주가지수가 기준지수(4월 11일 코스피200 종가)보다 5% 이상 오르면 연 9%의 이자를 준다. 만기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4회 중 목표치를 달성하면 곧바로 원금과 이자를 찾을 수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

○ 정기예금 가산금리 혜택도

ELD에 가입하면 함께 가입하는 정기예금에서 가산금리를 주는 ‘복합형’ 상품도 많다.

ELD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정기예금에서 추가 금리를 챙기기 때문에 고객으로서는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외환은행이 29일까지 파는 ‘e-좋은 정기예금’은 ELD 가입 때 동시에 가입하는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6.8%다. SC제일은행이 11일까지 파는 ELD에 가입하면 연 6.5%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팀장은 “가산금리를 받는 정기예금에 함께 가입하면 ELD에서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해도 평균 3∼4%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주가 향방 등 꼼꼼히 살펴야

ELD는 상품별로 조건이 천차만별이어서 은행 직원의 설명만 듣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 만기 시점의 하루 주가지수로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안정적으로 투자하려면 ELD 예치금액은 최소화하고 함께 가입하는 정기예금 쪽에 집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기예금 가산금리 혜택을 최대한 누리라는 것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주가에 따라 기대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만기 뒤 지수가 얼마나 변할지 가입자가 면밀히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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