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다음 달 1일자로 계열사별로 실시하려던 부장 이하 차장, 과장 등 직원들의 승진 인사를 일단 무기한 연기했다.
18일 삼성그룹 및 각 계열사에 따르면 삼성은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의 승진 인사를 이달 말 발표하기로 하고 계열사별로 준비 작업을 해 왔으나 이를 다시 미루기로 최근 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 인사를 하면 오히려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방침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특별검사 수사로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특히 일부 직원이 조직을 이탈하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응급 처방’으로 임원을 제외한 간부급 직원들에 대해서만 예년대로 인사를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삼성의 한 임원은 “다음 달 말 열리는 계열사별 주주총회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임원들의 재선임 여부만 결정될 것”이라며 “특검 수사가 끝나는 4월 이후 분위기 쇄신용 인사 및 조직개편이 한꺼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다음 달 대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전자의 최대 반도체 국제행사인 ‘삼성모바일솔루션포럼’도 특검 영향으로 사실상 연기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쯤 주요 기업에 대한 초청장 발송 작업 등을 완료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모바일솔루션포럼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반도체 분야에서 관련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 하는 국제행사인데 행사 일정이 미뤄지면 업계 장악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