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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에 눈 먼 우주비행사, 선망대상서 살인미수범으로

입력 | 2007-02-07 19:21:00


'모든 사람들의 선망을 받던 우주비행사에서 살인미수범으로.'

지난해 우주왕복선에 승선해 활동한 여성 우주비행사가 연적인 동료 여직원을 납치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5일 체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을 무대로 한편의 TV 드라마 같이 펼쳐진 삼각관계 사건의 전말을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6일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늘 위'에서 나락으로 추락한 주인공은 지난해 7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탔던 리사 마리 노웍(43). 현직 해군 대령이자 세 아이를 둔 주부였지만 그는 동료 비행사로 이혼남이었던 윌리엄 오펄레인 중령에게 얼마 전부터 마음을 빼앗긴 상태였다.

그러나 정작 오펄레인 중령은 NASA 기술자로 근무하는 콜린 십먼 대위에게 관심이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몰래 지켜보던 노웍은 우연히 오펠레인 중령이 십먼 대위에게 사랑을 고백한 e메일을 훔쳐보고 말았다.

노웍은 그만 질투에 눈이 멀어버렸다. 노웍은 연적인 십먼을 만나고자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시프먼이 있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 국제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무려 1500km나 되는 거리였다. 그는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기 위해 성인 환자용 기저귀를 차고 차 안에서 소변을 해결했다.

올랜도 공항 주차장에서 십먼 대위가 탄 차에 다가간 노웍은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말했지만 십먼 대위가 거절하자 "잘 들리지 않는다"며 창문을 좀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십먼 대위가 창문을 약간 내리는 순간 노웍은 최루가스를 뿌리며 납치를 시도했다.

가까스로 도망친 십먼 대위는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인근 버스 정류장의 쓰레기통에 물건을 버리는 노웍을 발견해 체포했다.

노웍은 경찰에서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으며 그저 말로 위협을 하려던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웍의 차에서는 BB탄 총과 10cm 길이의 접이식 칼, 대형 쓰레기봉투, 오펄레인의 e메일을 프린트한 종이가 발견됐다.

노웍은 사건 당일 자정 무렵 짙은 색 가발과 안경, 트렌치코트로 위장한 채 십먼 대위를 기다렸으며 주차장까지 뒤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노웍에 납치 미수와 1급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디스커버리호의 스티브 린제 이 선장과 동료들은 올랜도 법정으로 달려와 노웍의 보석을 요청했다.

올랜도 법원은 노웍에게 위치추적이 가능한 전자 팔찌를 차고 보석금 2만5000달러(약2300만원)를 내느 조건으로 그를 석방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노웍은 19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남편과 별거 중이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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