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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애커먼 ‘악의 축’ 국가 기하학적 표현 눈길

입력 | 2006-06-26 03:12:00


‘악의 축(Axis of Evil)’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2년 1월 국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 북한에 붙인 낙인. 그런데 혹시 그 ‘악의 축’에 다빈치 코드가 숨어 있다면?

2일부터 미국 워싱턴 웨어하우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티스트 차벨 애커먼 씨의 전시회 ‘새로운 기하학과 기념비2(The New Geometry and Monument2)’를 보면 그런 착각을 할 수도 있다.

애커먼 씨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도’를 ‘악의 축’ 국가들에 대입시킨다(사진). 다빈치가 로마 출신의 건축이론가 비트루비우스의 이론에 따라 만든 인체 비례도다. 벌거벗은 채로 원을 그리며 인체의 황금비를 표현한 ‘비트루비우스 인체도’를 가로로 눕혀 세계지도 위에 놓자 발바닥에는 아바나(쿠바), 배꼽 부분에는 바그다드(이라크), 정수리 부분에는 평양(북한)이 겹쳐진다. 애커먼 씨는 원래 ‘악의 축’ 3개국에 쿠바를 추가했다.

다빈치가 자신의 그림 곳곳에 숨겨 놓았다는 신비의 암호가 ‘악의 축’ 국가에도 숨겨져 있는 듯한 묘한 연상을 불러일으킨다. 난해한 다빈치 코드’를 통해 ‘악의 축’ 국가들에 대한 해법 역시 그만큼 찾아내기 어려울 수 있음을 은유적으로 전하려는 의도도 느껴진다.

애커먼 씨의 또 다른 작품 ‘암흑 속의 악의 축(Axis of Evil Mostly in the Dark)’은 ‘악의 축’ 국가들이 비슷한 위도선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위성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의 이미지 위에 총 2만2344km에 이르는 아바나-바그다드-테헤란(이란)-평양의 4대 축을 담아냈다.

애커먼 씨는 현대미술의 한 흐름인 ‘개념 예술’의 권위자. 작품보다 작가의 개념과 제작 과정을 중시하는 사조다.

웨어하우스 갤러리 히서 러셀 관장은 “애커먼 씨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소속이 아니고 전시회에 돈을 낸 정치인도 없다”며 “이번 작품은 그저 예술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애커먼 씨의 전시회는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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