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87에 대해 응수하기가 고약하다.
참고 1도 백 1로 받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흑 6을 당하면 백 돌 전체가 휘청거린다.
백 88로 젖혀 간 수가 유일한 해법이다. 지금 백은 실리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백 96으로 중앙 한 점을 씌워 공격에 나선 것은 반전의 실마리를 찾자는 뜻이다.
흑이 이 한 점을 섣불리 움직이면 백의 노림에 빠지는 것이다. 이 돌을 움직이다가 덩치가 커진 상태에서 문제가 생기면 역전될 수도 있다. 흑 한 점은 포기하고 적절한 선에서 삭감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만큼 유리한 형세다.
백 102가 호쾌해 보이지만 참고 2도 백 1로 씌워 밀어 두는 것이 실전보단 좋아 보인다. 여기서 터진 이창호 9단의 날카로운 한 수가 백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해설=김승준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