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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건의원 “맥아더 논란때부터 黨지도부 태도 애매…”

입력 | 2005-10-14 03:01:00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들이라면 학문이라는 미명하에 강정구 교수를 두둔하거나 감싸는 듯한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전달해서는 곤란합니다.”

열린우리당 유재건(사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강 교수의 검찰 수사와 관련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천 장관의 이번 결정이 마치 북한과 열린우리당이 ‘짜고 고스톱 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당 지도부가 오히려 거꾸로 가는 듯하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물불 모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람들이 김정일이 낫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까봐 잠이 안 온다”며 “당의 정체성과 대한민국 정통성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이날 의총 발언은 참석자들에게서 ‘의외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웬만하면 말 안하려고 했는데 의총에서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며 “그만큼 많은 의원이 동조하고 있다는 증거지만 우리 당 간판이 ‘개혁 정당’이니까 대놓고 말들을 못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북한 공산당의 대남전략은 창당 때부터 지금까지 ‘적화통일’에서 변한 게 없다”며 “당 지도부가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이 붙었을 때부터 분명한 철학 없이 애매하게 대응한 게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민족공조’ 드라이브로 인해 왠지 미국에 맞서는 게 멋있어 보이는 분위기 속에 미국이 6·25전쟁에 개입하지 않았으면 통일이 빨리 왔을 것이라는 식의 강 교수의 선전활동이 생각보다 젊은 층 사이에 파급 확산되는 폭이 크다”고 했다.

그는 “나도 법을 공부했지만 학문적 양심으로 연구하는 것과 여기저기 다니며 실정법에 금지된 선전활동을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이념 지도가 너무 넓다. 맥아더 동상도 철거하면 안 된다고 당내 안개모가 입장 표명을 했지만 우리 당 의원 중 몇 명은 철거에 찬성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외부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열린우리당의 정치 경험이 없는 지도자 때문에 이민 간다’는 말들을 한다”고 최근 당에 대한 여론 동향을 전하기도 했다. 3선의 유 의원은 현재 국회 국방위원장과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 안개모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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