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샴카니 이란 국방장관은 9일 “만약 이란의 핵 시설이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은 핵 관련 모든 국제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이란 핵 시설은 대학 구내 안에 있기 때문에 폭탄으로 파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핵 시설이 파괴되면 우리는 다른 곳에 다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이라크 침공에 따른 유혈 사태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날 발언은 8일 이란이 핵시설 가운데 한 곳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재가동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란은 7일에도 “핵 개발을 포기하면 경제적 기술적 지원을 아낌없이 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제안을 전면 거부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를 대표한 3개국이 이란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2년간 이끌어 온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
이란의 이런 강경 자세는 곧바로 ‘이란이 북한을 따라가려 한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8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북한처럼 이란도 계속해서 NPT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하는 점이 우선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국제적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 온 이란이 최근 들어서는 북한처럼 국제사회의 반응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로이터통신도 9일 “이란의 강경 보수파 세력들이 ‘NPT를 탈퇴한 북한의 예를 따르라’고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9일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긴급이사회를 열고 상당한 수준의 ‘최후통첩’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