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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절경 둥팅호 기생충 천국”

입력 | 2005-02-23 17:41:00


‘예부터 동정호의 소문은 들었더니, 오늘에야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중국의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57세에 웨양(岳陽)루에 올라 둥팅(洞庭) 호의 장관을 보고 남긴 ‘악양루에 올라’라는 시의 첫머리다.

그러나 두보가 늙고 병든 몸을 이끌고 찾아갔던 둥팅 호는 지금 풍토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둥팅 호의 물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가는 호수 주변 주민들 상당수가 풍토병인 주혈흡충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주민들의 감염률은 무려 80%에 이른다.

조개류에 기생하는 주혈흡충은 사람 피부에 닿으면 10초 만에 안으로 뚫고 들어간다. 혈관을 타고 이동해 간과 췌장, 위장을 공격해 죽음에도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기생충이다.

중국 정부는 이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무료 치료에 나섰지만 합병증을 고치는 치료비용은 환자 본인이 부담하도록 해 이미 감염된 빈곤층 주민들의 병세는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