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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벗님들’ 리더 이치현 8년만에 새음반

입력 | 2004-07-01 19:26:00

8여년만에 새음반을 발표하고 전국 라이브 공연을 펼치는 가수 이치현. 새음반의 타이틀곡은 라틴 록 분위기의 ‘한 걸음 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벗님들’ 출신의 중견 가수 이치현이 최근 현대백화점 홀을 순회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6월초 공연을 본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중년 여성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오빠부대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고 노래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치현이 본격 라이브 무대로 복귀한 것은 8여년만이다. 새 음반 ‘비잉(Being) 2004’도 8년만에 냈다. 백화점 순회공연도 새 음반을 계기로 한 것이다.

“옛 히트 곡으로만 먹고 살다 보니 ‘이게 뭐하는 거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이란 기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중년 가수가 새 음반을 낸다는 사실 자체가 용기를 필요로 하더군요. 가장인데도 1년 내내 한 푼도 집에 갖다 주지 못한다는 것부터…”

새 음반은 라틴 록의 대부인 미국 가수 산타나의 음악과 가요를 접목했다. 산타나는 가수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이치현이 음악적 스승으로 여기는 뮤지션. 그는 “오랫동안 갈구해온 음악을 원 없이 해보자는 뜻에서 그를 내 음반에 모셔왔다”고 말했다. 이 음반을 들어본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의 가수 이두헌은 “그의 음반에는 치열한 작가정신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새 음반의 타이틀곡은 ‘한 걸음 더’. 경쾌한 라틴 리듬과 산타나 스타일의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이치현의 발라드 감성이 어우러지는 노래다. 보컬의 다양한 결이나 기타와 드럼의 연주를 풍성하게 살려냈다. 새 음반에는 경쾌한 소프트 록 스타일의 ‘일상 탈출’을 비롯해 옛 히트 곡 ‘너만을 위해’ ‘추억의 밤’ 등 12곡을 담았다.

이치현은 1979년 3인조 밴드 ‘벗님들’로 데뷔해 히트곡 ‘또 만났네’ 등을 발표한 가수. 유려한 보컬 하모니와 멜로디의 팝 발라드를 구사했으며 88년에는 ‘집시 여인’으로 1년 내내 인기 정상을 달리기도 했다. 90년 해체한 ‘벗님들’의 다른 멤버들은 대부분 음악을 떠났으나 그는 솔로로 카페 등에서 활동해왔다.

올해로 음악인생 25년. 고1인 큰 딸 승연 양이 아버지의 무대에서 플루트를 연주할 만큼 컸다. 이치현은 “후회는 없으나 대중음악을 풍성하게 일구지 못했다는 자책은 든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 홀 공연 이후 경기 지역의 문화예술회관 순회를 거쳐 전국으로 라이브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