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을 들쑤신 꼴이었다.”
이라크 팔루자에서 13일 밤 전투에 휘말려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살아난 미군들의 증언이다.
미군의 팔루자 공격 이래 가장 격렬했던 이날 교전을 통해 미군들은 저항세력의 규모와 투지, 조직력과 군사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음에 경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오후 4시반경 2대의 수송차량이 해병대 사령부가 있는 팔루자의 산업단지로 향하고 있었다. 소총 공격에 이어 2대의 차량 모두 로켓추진총유탄(RPG)에 맞았다. 1대는 미군지역으로 피했으나 나머지 1대는 화염에 휩싸인 채 길을 잃고 말았다. 갑자기 튀어나온 무장 저항세력이 사방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미군들은 불타는 차량을 버리고 황급히 가까운 가옥으로 피했다. 그러자 바로 옆집에서 수류탄이 날아들었고 집중사격이 가해졌다. 무장세력은 미군이 피신한 집으로 들어가려고 몇 차례 시도했다.
간신히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동안 4대의 탱크와 6대의 무장차량에 나눠 탄 구출팀이 급파됐다. 구출팀은 자동화기와 전투기의 엄호를 받고서야 겨우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지 미군은 저항세력이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 해외 이슬람 게릴라, 일반 범죄자까지 합세해 전력이 놀랄 정도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최근 팔루자에서 미군이 압수한 수백점의 무기는 잘 포장돼 모래더미 등에 용의주도하게 감춰져 있어 시간을 두고 전투를 준비해 왔음을 보여줬다.
저항세력은 종래에 5, 6명 정도가 조를 이뤄 공격했으나 이날은 50∼100명이 한꺼번에 나타나 미군을 혼비백산하게 했다.
14일 새벽 미군은 수송대가 공격받은 지역에 보복 공습에 나섰고 저항세력은 RPG로 응사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