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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수도 얼고 막히면 ☎121 누르세요”

입력 | 2003-11-17 17:41:00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1동의 한 가정집을 찾은 서부수도사업소 민원상황실의 현장기동반 김동환 팀장(왼쪽)과 이동연씨가 수도계량기를 점검하고 있다. -전영한기자


한국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한 긴급통화는 모두 몇 개일까.

답은 6개. 누구나 아는 112, 113, 119를 포함해서 118(사이버테러 신고), 125(밀수사범신고), 127번(마약사범신고)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번호다.

그러나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시민들이 하나 더 기억해주길 바라는 번호가 있다. 국번 없이 121번. 아직 유료통화(1통화 39원)지만 수질 수압 배관 등 상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상수도 민원 도우미’의 번호다.

한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동파 신고도 이 번호로 받는다.

▽수돗물은 물론 생수도 검사=14일 정오경 용산구 한강로3가의 한 다세대주택가. 주민인 전찬규씨(66·여)로부터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상수도사업본부 산하 서부수도사업소의 민원상황실 현장기동반 1팀이 현장에 출동했다.

기동반은 먼저 계량기를 점검하고 수압을 체크한 뒤 누수 및 배관을 검사했다. 기동반의 김규상씨(51)는 30여분간의 점검 후 “수압이 약하다”는 결론을 내고 정밀조사를 사업소에 신청하기로 했다.

신고했던 전씨는 “주부에겐 물이 잘 안 나오는 게 가장 고역”이라며 “빠르고 성실하게 응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121번은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과 관련해서는 어떤 불편사항도 점검해준다. 물이 잘 나오지 않거나 녹물이 나올 경우는 물론 수도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되면 누수 검사도 해준다. 게다가 수돗물이 얼마나 먹을 만한지 수질검사도 해준다.

강성욱 수질팀장(45)은 “5가지 기본검사를 포함해 20분 정도면 바로 그 자리에서 수질을 알 수 있다”면서 “원하는 사람에겐 약수나 생수 같은 집에서 마시는 다른 물들도 검사해준다”고 말했다.

▽옥내배관과 관리가 문제=기동반 김동환 팀장(48)은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면서 “그러나 집안 내부 파이프나 수도꼭지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10시반경 방문했던 용산구 청파1동의 이순형씨(53·여)의 집도 부엌 수도꼭지에 달린 필터가 문제였다. 기동반이 점검 후 필터를 잠깐 씻어줬더니 시원스레 깨끗한 물이 뿜어져 나왔다.

이씨는 “121번이 상수도신고 전화번호라는 걸 처음 알았다”며 “물이 안 나오면 어디가 문제인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동반 이동연씨(43)는 “일반가정 누수원인의 90% 이상이 수세식 변기 안에 물을 조절하는 고무마개가 닳은 탓”이라며 “물 관리에 조금만 신경써주면 누구나 질 좋은 수돗물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동연호(董連浩) 서부수도사업소장은 “121번으로 전화하면 해당지역의 수도사업소로 바로 연결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현장으로 출동하겠다”면서 시민들의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