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2일 70회 생일을 맞았다.
모스크바의 ‘러시아호텔’에서는 대규모 축하행사가 열리며 주요 언론매체는 그의 생애를 다룬 특집을 마련했다.
냉전을 끝낸 공로자로 90년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는 매우 유명하지만 96년 러시아 대선에 나섰다가 1%의 득표율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 56%가 그를 ‘탁월한 정치인’이라고 평했으며 ‘20세기 최고의 소련 지도자’로 뽑기도 했다.
99년 부인 라이사 여사를 잃는 슬픔 속에서도 그는 ‘고르바초프 재단’ 이사장과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국제녹십자사 총재 등으로 정력적으로 활동해왔다. 이달 들어서는 한 독일 방송사가 기획한 ‘권력의 비밀’이란 시사프로그램의 사회자를 맡아 더욱 바빠지게 됐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등 ‘옛친구’와 세계적 명사를 만나 인터뷰를 가질 계획이다. 그러나 사이가 좋지 않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은 인터뷰 대상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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