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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잠수함 사고 이모저모]예산없어 관리소홀 사고 잦아

입력 | 2000-08-15 00:15:00


러시아는 극심한 재정난에 따라 소연방 해체 이후 잠수함부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체 잠수함 수는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으나 워낙 예산이 부족해 유지 보수가 잘 되지 않는 탓에 지난 수년간 사고를 자주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거대한 최신예 잠수함이 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흔치 않아 러시아 군부가 느끼는 충격은 엄청나다. 러시아 해군측은 100m 깊이의 바다에 침몰한 잠수함의 승무원을 구조하기 위해 5척의 구조함은 물론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스크호는 94년 5월 진수돼 95년 1월 취역한 러시아의 최신예 전략 핵잠수함. 최대 24기의 핵탄두 미사일을 탑재하고 최고 수심 500m의 바다에서 120일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길이 154m, 폭 18.2m, 높이 9m의 위용을 자랑하며 2기의 원자로에 의해 추진된다.

영국의 제인연감은 이 잠수함에 48명의 장교를 포함해 107명이 승선한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러시아 언론은 사고 당시 120∼130명이 잠수함에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호는 10일부터 시작된 북해함대의 훈련 마지막날인 13일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 기관지 적성(赤星)의 잠수함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군다로프는 사고 잠수함은 비상사태 발생시 수면으로 부상하도록 설계돼 있으나 침몰한 것으로 봐서 승무원들이 조종능력을 이미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다로프는 또 원자로가 가동을 멈췄다면 사고 잠수함을 부상시킬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탈출캡슐을 이용하거나 어뢰 발사관을 통해 빠져나와 수영으로 탈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