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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벤처기업 옥석가리기 작업 활발

입력 | 2000-05-09 19:38:00


코스닥 벤처기업에 대한 옥석(玉石)가리기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양증권은 9일 현금흐름 분석을 통해 122개 12월결산 코스닥 벤처기업의 지난해 실적을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결과 최근 2년연속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흑자이고 흑자폭이 늘어난 회사는 이지바이오시스템 케이알 등 34개사로 전체의 28%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흐름이란〓기업의 영업 투자 재무활동 등으로 인해 일정기간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의 흐름. 사유에 따라 영업·투자·재무현금흐름으로 나눠 파악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현금흐름.

영업현금흐름은 기업의 고유활동인 제품의 판매, 원재료 및 상품 등의 구입에 따른 현금 유출입 상황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보다 해당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된 이익의 질적 측면을 더 잘 나타낸다고 평가받는다.

▽영업현금흐름 악화〓지난해 코스닥 122개 벤처기업의 영업현금흐름은 98년대비 17% 감소한 118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8년에 비해 200% 증가한 3654억원이었지만 실제로 회사에 들어온 현금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

이는 당기순이익의 많은 부분이 유가증권 및 투자자산 평가이익 등 현금유입이 없는 것이었고, 아직 돈이 들어오지 않은 채권이나 지출하지 않은 채무 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반면 증자 및 사채발행 등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입이 98년 2324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5105억원으로 급증, 지난해 말 현금은 작년초에 비해 14배나 늘어난 3916억원에 달했다. 한 마디로 밑지는 장사를 돈놀이에서 만회한 셈.

▽기업별 영업현금흐름〓사료첨가제 생산업체인 이지바이오시스템은 부가가치가 높은 생명공학제품 판매가 호조를 띠면서 98년 15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현금흐름이 작년에는 59억4000만원으로 400배 가까이 늘어났다.

케이알이 3315%의 증가율로 2위를 차지했고 텔슨전자 케이엠더블유 프로칩스 제룡산업 터보테크 파세코 등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공테크 에이스테크놀로지 한글과컴퓨터 등은 영업현금흐름이 큰 폭 흑자로 돌아선 기업들.

반면 골드뱅크 로커스 세원텔레콤 등 21개 업체는 2년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골드뱅크는 인터넷광고시장 확대로 인한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 및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크게 늘어나 부진에서 적자폭이 10배이상 커졌다.

▽시사점 및 투자유망종목〓현금흐름, 특히 영업현금흐름은 불황국면에서 더욱 유용한 지표. 실제로 금융시장 경색으로 부도기업이 속출한 97년 하반기 이후 도산한 회사의 대부분은 2∼3년간 현금흐름이 적자인 곳이었다.

한양증권 유영국 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흐름이 98년에 비해 악화됐다는 것은 상당수의 코스닥 벤처기업들이 외부환경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익을 낼 만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흐름 흑자폭이 늘어나고 있거나 주가대비 현금흐름비율(PCR)이 낮은 기업이 투자대상으로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