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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은 누구] 20년간 '사생활 침해' 취재 배테랑 기자

입력 | 2000-02-24 23:11:00


23일 유럽의회에서 에셜론의 감청 실태를 공개한 던컨 캠벨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자겸 TV프로듀서.

그는 1988년 8월12일 영국 월간지 뉴스테이츠먼에 ‘누군가 엿듣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훗날 에셜론으로 밝혀진 ‘프로젝트415’의 존재사실을 최초로 폭로했다.

그는 1980년부터 에셜론을 뒤쫓기 시작했다. 영국 요크셔 해로게이트 인근 맨위스힐에서 이상한 건물을 발견한 것이 계기였다.

초대형 골프공 모양의 이 건물이 미 국방부 국가안보국(NSA)이 운영하는 통신기지임을 알게 된 그는 이후 8년동안 매달린 끝에 초특급 비밀인 에셜론의 존재를 밝혀냈다.

집요하게 에셜론을 물고늘어진 캠벨은 1998년 1월 유럽의회에서 ‘감시 기술의 발달과 경제정보 남용의 위험성’이라는 상세한 에셜론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무차별적인 통신감청 실태를 폭로했다.

물론 미국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영국 BBC방송이 에셜론을 대대적으로 다루자 미 조지워싱턴대 국가안보기록보관소가 올해 2월 7일 관련 비밀문서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캠벨의 첫 보도후 12년만에 에셜론의 존재가 공식 확인된 셈.

물리학자 출신인 캠벨은 한번 시작한 취재는 끝까지 파헤치는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유명하다. 주로 영국에서 활동해 온 그는 20여년의 기자생활 동안 일관되게 ‘정보통신 발달에 따른 사생활 침해문제’를 취재했다.

캠벨은 사생활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사진은 물론 나이 등 개인정보를 일절 올리지 않았다.

다만 모든 기사 말미에 ‘프리랜서 기자 겸 TV프로듀서이며, 일간지 가디언의 사건담당 기자 던컨 캠벨은 나와 동명이인’이라는 간단한 설명을 붙이는 습관이 있다.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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