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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사일방어망 확대 추진…러에 ABM협장 개정 제안

입력 | 1999-10-17 19:43:00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에 러시아가 동의해 주면 러시아의 미사일추적 레이더기지 등을 완성시켜 주겠다고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극비제안한 것으로 17일 보도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상원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비준안 부결(13일)로 세계의 핵무기 개발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되자 클린턴대통령은 ABM협정 개정에 전력을 쏟게 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72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ABM협정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함께 양국이 추진해온 핵군축협정의 양대 골격이다.

당시 양국은 군비증대를 자제하기 위해 △양국에 1곳씩만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고 △국가전체 방어망은 포기하며 △만약 추가로 방어망을 구축하면 선제핵공격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 파키스탄의 핵실험과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가 이어지자 올해초 미국은 2005년까지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NMD는 ABM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ABM 협정개정은 NMD 구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클린턴의 이번 제안이 나온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클린턴의 제안에 대한 옐친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옐친이 동의하면 미국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의 미사일추적기지와 아제르바이잔의 리야키 레이더기지를 완성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알래스카에 요격미사일 100기를 배치하는 등 NMD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은 미국이 향후 15년내에 북한 이란 이라크 등으로부터 심각한 미사일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